어느 날이었어요.
별일도 아닌데 짜증이 확 나고,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이러지? 나 이상해졌나…?’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어요.
그래도 ‘설마 갱년기겠어?’ 싶었죠.
그냥 스트레스겠거니, 피곤하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하루이틀 지나도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몸이 먼저 변하고 있었던 거예요.
1. 괜히 짜증 나고, 감정이 휘청거리기 시작했어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일인데,
말 한마디에 욱하고,
혼자 서운해서 울컥하고…
그날도 사춘기 아들이랑 또 한 판 했어요.
“왜 그렇게 말버릇이 없어?”
“엄마는 왜 맨날 화만 내?”
말싸움 끝에 현관문 쾅 닫고 나간 아들.
저는 식탁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밤새 이불 덮어쓰고 소리도 못 내고 울었어요.
혹시 누가 들을까봐..조용히 울다가 눈 부은 채로 아침 맞은 날도 있었고요.
그때까진 몰랐어요.
이게 단순히 예민한 하루,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보니,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감정 조절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나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거라네요.
그제야 인정하게 됐어요.
“아, 이건 내가 참는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구나.”
그리고 처음으로
‘이 변화는 내가 잘못해서 온 게 아니구나’ 하고,
스스로를 좀 안아줬던 것 같아요.
2. 성욕, 기억력, 뼈 건강… 한꺼번에 무너지기 시작했죠
이전엔 상상도 못 했어요.
내가 부부관계가 귀찮다고 느끼게 될 줄은.
사랑이고 뭐고, 나외에 어떤 숨소리도 듣기 싫어졌어요.
게다가 깜빡깜빡…
왜 이렇게 자꾸 뭘 까먹는지,
내가 나를 못 믿겠더라고요.
그리고 손목,발목이 시큰거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스마트폰 때문인 줄 알았는데,
건강검진에서 골밀도가 낮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나름 뼈건강은 잘 챙긴다고 출퇴근길 걷고 계단오르기도 하고 했었는데..
그제야 알았어요.
하나만 나빠지는 게 아니라, 온몸이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던 거구나.
3. 매일 마시던 커피… 그게 뼈 건강에 독이었다니
커피 없으면 하루가 안 돌아가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병원에서 그러시더라고요.
“커피, 술… 칼슘을 빠르게 빠지게 만든다”고.
비타민D를 아무리 챙겨 먹어도,
햇볕 안 보고 커피 마시면
흡수도 안 되고 다 빠져나간대요.
그 얘기 듣고,
저는 진짜 아침 루틴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아침 햇살 10분이라도 쬐고, 커피 양도 절반으로 줄였어요.
몸은 거짓말 안 하더라고요.
그 작은 변화에도 기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거든요.
4. 석류, 은행잎, 비타민D… 다 챙겨 먹기엔 너무 복잡했는데
갱년기에 좋다는 식품, 영양제, 기능성 원료…
정보는 넘쳐나는데, 막상 다 챙겨 먹는 건 너무 번거로웠어요.
근데 요즘은
- 석류 추출물 → 여성호르몬 보충
- 은행잎 추출물 → 기억력, 혈행 개선
- 비타민D → 뼈 건강
이게 한꺼번에 들어간 제품들도 있더라고요.
딱 하나만 챙기면 되니까 훨씬 편하고,
저처럼 귀찮음 많은 사람한테는 진짜 딱이에요.
예전 같으면 '이런 걸 먹는 내가 서글프다' 싶었을 텐데,
지금은 그래요.
“그래도 내가 나를 챙기고 있구나.”
그게 어디예요, 그쵸?
5. 남편도 조용히 갱년기를 겪고 있었더라고요
처음엔 남편이 그냥 무기력하고 예민한 줄 알았어요.
말 붙이기도 싫고, 표정도 굳어있고…
그러다 어느 날부터였는지,
남편이 저를 보기를 돌같이 하기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투명인간 취급'이었죠.
서운하고 화도 났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편도 나처럼 말 못 하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던 거예요.
갱년기는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남자도 호르몬이 변하고, 감정이 무뎌지고,
무기력해지고… 성욕도 줄고요.
지금은 서로 말 많이 안 해요.
대신 거리를 조금 두고, 각자 감정 정리할 시간도 줘요.
서로를 이해하려는 그 노력,
지금 우리 부부에게 제일 필요한 거라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6. 갱년기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준비해야 하는 변화였어요
예전엔 ‘갱년기’라는 말에 겁부터 났어요.
그 단어 자체가 뭔가 나이 들었다는 것 같고,
내가 끝나버린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이건 끝이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이에요.
더 나를 챙겨야 하는 시기고,
좀 더 ‘내 편’이 되어줘야 할 순간이에요.
- 호르몬 치료
- 햇빛 보는 산책
- 커피·술 줄이기
- 성생활도 가능하면 유지
- 부부거리 조절과 대화
- 올인원 건강기능식품 활용
이걸 다 할 순 없어도,
하나만 시작해도 몸이 달라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마무리하면서…
처음엔 인정하기 싫었어요.
“나는 아직 아니야” 하고 버텼는데…
그게 더 나를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갱년기는 내 탓이 아니에요.
그저 내 몸이 변화를 말해주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신호를 알아채고 나를 챙기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일이었어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디선가 조용히 울고 있다면,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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